인터뷰

[이사람] “회사대표는 판매원 입니다”

발행일: 1994-07-18  /  기고자: 허문명
면종: 경제
 

◎「역설의 경영학」강조 재미교수 손영규씨


「작은 것이 유리하다」

「헌 것이 새 것보다 낫다」

「회사의 대표는 오너가 아니라 판매원이다」.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의 바루크 칼리지 경영학과와 대학원의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손영규 교수(41)는 자신의 이같은 철학을 「역설의 경영학」이라고 칭하면서 「예수 그리스도」한테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왼뺨을 때리거든 오른뺨을 내밀어라」던 예수야말로 역설 철학을 몸으로 실천해 세계인구의 반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한 위대한 컨설턴트지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80년 도미, 미국 어번대학에서 공장자동화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손교수는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 초청으로 모처럼 고국땅을 밟았다.


『무국경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큰 조직보다는 작은 조직이 유연하며 무작정 새기술을 좇는 것보다 기존 기술을 활용해 상품화 고급화 차별화하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또 소비자가 만나는 사람은 오너가 아니라 판매원이기 때문에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자신의 역설을 풀이한다.


체류기간 동안 서울과 지방의 대기업및 중소기업을 순회하며 강연을 하고 있는 그는 『슬림화 자동화하는 현대에는 공룡보다 소수정예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정부부처나 기업관계자들 모두 「작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인식에서 빨리 벗어나 줄것을 부탁한다.


그는 기업들이 「자고나면 달라지는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선 「작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하고 그 다음에는 「바깥의 태풍보다 내부의 쥐를 잡아야 한다」는 자세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관세니 덤핑이니 정부규제가 어떻느니 등등 바깥의 태풍탓만 해왔어요. 집밖의 태풍을 당장 없앨수는 없겠지만 노사문제나 재원 시간낭비등 집안의 기둥을 갉아먹는 쥐를 우선 없애야 태풍이 불어와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요』

 

미국의 리엔지니어링 경영기법을 우리기업들이 배우는 것은 좋지만 『어쩐지 건전한 사고와 지속적인 운동이 아닌 보약몇첩으로 당장에 건강을 찾을 수 있다는 성급함으로 비쳐 안타깝다』는 손교수는 『모든 사람을 잘 살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이 기업을 지배할 때 이익도 따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8월말경 출국예정이다.

 

<허문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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