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상지 생산업체인 대영포장의 김도욱씨를 처음 만나면 나이 서른에 「상무이사」라는 직함에 우선 놀라고 종이에 관한 해박한 지식에 두번 놀라게 된다. 「자나깨나 종이만 생각한다」는 그는 이제 종이덕택에 로열티를 받는 발명가가 됐다.앉아서 비디오 10편을 내리볼 정도로 영화광인 그는 89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강개발에 입사했을 때만해도 「돈벌면 영화감독을 하고싶다」는 꿈을 가진 신세대 젊은이였다.
그러다 가업을 잇기 원하는 아버지(대영포장 김승무사장)의 권유로 91년 대영포장에 입사하면서 종이에 그만 빠져버렸다. 『과당경쟁 덤핑판매 등으로 위축된 종이시장에 투자와 개발없이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때마침 환경문제도 국민적 관심사였구요』
김씨는 2년2개월간 연구끝에 재생가능한 무공해포장상자를 개발,지난달 국내특허를 따냈다. 그가 만든 세제와 구두를 포장하는 상자는 그동안 플라스틱 손잡이와 금속리벳(손잡이를 고정시키는 장치) 라미네이트코팅 이중포장 등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이었던 이들 상자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 『종이로 만든 손잡이는 크기에 따라 5∼20㎏의 무게를 견딜 수 있습니다. 포장겉면은 라미네이트코팅 대신 쉽게 분해되는 비닐소재를 썼구요』
김씨는 『종이상자에 쇼핑백으로 이중포장하는 제화업계에서 이 상자를 사용한다면 연간 2천5백만개의 쇼핑백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독일 유럽 등지에 특허 출원을 낼 예정인데다 최근에는 독일 헨켈,미국 유니레버피엔지사 등으로부터도 기술도입의사를 알려와 김씨는 요즘 세계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품만 개발하면 다 되는 줄 알았죠. 은행문턱은 왜 이리 높은지 대출도 어렵고 기존시장의 기득권을 파고드는 일이다보니 황당한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모든 플라스틱 용기는 종이로 바꿀 수 있다」는 그의 젊은 신념이 과연 국내외 포장용지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허문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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