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장 발부된 강기훈씨 인터뷰 “김씨 수첩 검찰제출때 처음봤다”

발행일: 1991-05-27  /  기고자: 허문명
면종: SH 섹션
 

전민련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강기훈씨는 26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의유서대필 주장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김씨의 유서를 대필하고 수첩을 조작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일일이 반박할필요조차 못느낀다. 뻔한 거짓말앞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김씨의수첩은 언제 보았나.


『지난 20일 전민련이 검찰측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처음 보았다.』


­김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4일밤 9시20분경 전민련 사무실에서였다. 동료들과 함께 그날의 시위상황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는 김씨와 간단한 인사를 했을 뿐이다』


­김씨의 분신소식은 언제 알았나.


『4일이후 김씨의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8일 오전 단국대 동창이자 1년전부터 가까이 지내온 이영미씨(25·여·속셈학원 강사)로부터 전화연락을 받고 분신소식을 알았다』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자진출두 해 조사에 응할 생각은 없나.


『홍성은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 자진출두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검찰이 왜 당신을 지목했다고 생각하는가.


『홍씨의 검찰진술에서 김씨를 소개해준 내 이름이 나왔을 테고 분신이후 홍씨를 만난 사실 때문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18일 석간신문에서 내 이름과 함께 유서를 대필했다는 기사를 보고 엄청난 조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심경은….


『검찰의 발표이후 동료들마저도 「정말로 네가 썼느냐」고 물을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 교회에 나가는 어머니는 「분신을 배후조종한 아들을 두었다」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 때문에 바깥 출입도 못하고 있고 아버지의 병환도 더욱 악화됐다.진실은 밝혀질 것이므로 내가 받는 고통은 견딜 수 있으나 주변 사람들이 받는 고통이 더욱 가슴아프다』


­검찰에 하고 싶은 얘기는….

 

『거짓말의 반복은 더 큰 거짓말을 부를 것이다. 지난 16일 가택수색 때 동생에게 쓴 장난메모까지 가져간 사람들이 왜 다른 자료들은 대조해보지 않고 85년에 쓴 자술서만 문제삼는가』



­홍씨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다면….


『실제 검찰에서 홍씨가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 착한 아이가 얼마나 고통을 당했으면 그런 얘길 했을까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성은이 개인문제를 넘어섰으니 하루빨리 공개증언해야 한다』

 

<허문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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