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공개한 현장검증 동영상을 직접 보니 위조범의 솜씨는 놀라웠다. 색칠작업 프리랜서였던 위조범은 위작 총책의 권유를 받은 유통상과 함께 오피스텔을 얻어 1년여 시행착오 끝에 작품 이미지는 물론 사인까지 진품처럼 위조했다.
지난주 칼럼이 나간 이후 다양한 미술계 인사들로부터 많은 제보를 받았다. 위작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는 거였다. 평소 그와 교유했다는 한 컬렉터 말이다.
“이 화백과 가까운 사람들이 ‘선생 작품은 가짜를 만들기 쉬우니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게 이미 5, 6년 전이다. 3년 전에는 인사동에서 가짜를 구해다 보여주기까지 했다. 놀란 이 화백은 며칠 뒤 태도를 바꿔 ‘그건 내 작품’이라고 우겼다. 이후 인연을 끊어버렸다.”
수사팀과 미술계의 다양한 증언을 듣고 내린 결론은 이 화백이 지금 작가 인생이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서 있으며,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경찰의 수사 의지가 확고하다는 거였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1일 “배후까지 조사하겠다”고 한 것은 괜히 던진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