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이나 지배받았는데 일본을 친근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주민 학살 같은 못된 짓도 했지만 발전소 도로 학교 병원을 지어 근대화의 기반을 닦아주었다. 역사에서 좋은 것 나쁜 것을 같이 알아야 하지만 미래를 위해 좋은 것을 위주로 살려나가야 한다.”
대만은 장제스가 마오쩌둥에게 패한 뒤 지도층을 이끌고 이주해 원주민과 섞인 나라다. 장제스는 중국 대륙 지도자 시절 ‘도수관병(徒手官兵)’ 정책을 편 적이 있다. 2차대전에서 일본이 패했을 때 중국에 진주했던 100만 일본군을 모두 일본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그의 대국적 아량에 아직도 일본은 고마워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외교관들에게서도 과거보다 미래를 중시하는 대국의 혜안이 느껴졌다.
장제스는 한국의 상하이임시정부와 광복군을 지원했다. 윤봉길 의사 의거에 “중국인이 못 하는 일을 한국인이 했다”며 감동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승만 대통령 초청으로 방한했던 그는 진정한 친한파 중국 지도자였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공산주의가 확산되던 시절 중국을 마오쩌둥 정권에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