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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보] 시경캡 ‘여성시대’ 열리나

발행일: 2006-11-01  /  기고자: 허문명
면종:
 

한겨레가 여성 기자를 시경캡에 임명해 화제다.

24시팀 소속으로 서울시청을 출입하던 이유주현 기자는 지난달 23일 편집국 인사에서 시경캡이 됐다. 1997년 공채 10기로 입사해 사회부, 문화부, 한겨레21 등을 거쳤던 이 기자는 한겨레의 첫 여성 시경캡이다.


중앙언론사에서는 2000년 동아일보 허문명 기자에 이어 두 번째다.


한겨레 안에서는 이 기자가 여성이라고 화제로 삼을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편집국 조직과 지면에서 추진하는 개혁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최근 국내, 국제, 경제, 문화 등 각 부문별 편집장, 팀장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지면에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회면도 마찬가지다. 관성에서 벗어나 “좀 더 따뜻한 기사, 사람 중심의 이야기” 등을 통해 면을 새롭게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지면 개편 방침으로 볼 때 이 기자가 시경캡으로서 적임자였다는 평이다.


한겨레 이인우 인사·교육 담당 부국장은 “이 기자가 남녀 구분을 떠나 사회면 개편 계획에 가장 적합하고, 팀원들에 대한 리더십 등 자질이 충분하기 때문에 인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역시 자신의 발령을 “발랄하고 창의적인 기사를 적극 발굴해보라는 취지”라고 평하며 “기동반원들을 일방적으로 지휘하기 보다는 ‘코디네이팅’하면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시경캡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과거 시경캡은 기자로서 통과의례였지만 최근에는 이른바 ‘3D’ 보직이라며 기피하는 경향마저 생겼다. 미디어의 다각화 때문에 각 언론사들이 속보로 승부를 걸 수 없어지면서 단순한 사건·사고 중심의 보도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도 힘들어졌다.


이렇듯 시경캡의 역할과 덕목의 재규정이 필요한 단계에서 성별은 더 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 시경캡의 등장은 여성 기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까지 시경캡 자리는 ‘금녀의 영역’과 같았기 때문이다.


모 신문사 법조팀의 한 여성 기자는 “각 언론사 사회부에 이미 여성 인력이 크게 늘어났는데도 시경캡은 마지막 성역과 같았다”며 “이 자리에 여기자가 오름으로써 기자 사회에서 점차 늘어나는 여성의 힘을 나타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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