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저-냅킨-꽃으로 분위기 살려
파티플래너 한화정 씨는 추석 명절 오방색 상차림의 노하우를 이렇게 제안한다.
“오방색을 쓴다고 하면 음식이나 테이블 세팅에서 다 똑같은 비율로 색을 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촌스럽고 부자연스러워요. 다섯 가지 색을 염두에 두되 중심과 주변을 나눠 차별을 주어야 합니다. 한두 가지 색깔을 중심 색으로 고르고 나머지 색으로는 포인트만 줘야 한다는 거지요”.
그는 우선 테이블 중앙에 놓을 장식품 만들기에 들어갔다.
한 씨는 흰색과 검은색을 중심 색으로 정해 테이블 보, 냅킨, 접시 등을 골랐다. 이어 빨간색은 수저의 문양으로, 파란색은 냅킨 장식품으로, 노란색은 테이블 중앙 장식품으로 표현했다. 중앙 장식품은 가을 분위기와 오방색을 모두 담기 위해 검은색의 서리태, 흰색의 울타리콩, 붉은색의 팥, 초록색의 마디초, 노란색의 꽃 등으로 만들었다. 콩은 할인점에서, 꽃 장식은 양재동 꽃시장에서 구입해 들어간 돈은 모두 1만5000원가량.
○ 3, 4코스로 나눠 질리지 않게
다음 순서는 음식 만들기다.
“음식은 추석 고유의 음식들을 준비하지만 서빙 방법만큼은 조금 색다르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한꺼번에 모두 차리는 것이 아니라 3, 4가지 코스로 구성해서 내는 것이지요.”
많은 음식을 한 상에 내다보면 멋스럽게 테이블을 꾸미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먹기 직전에 질려 버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추석에 음식을 코스로 준비해 성공적으로 손님을 치르기도 했단다.
첫 번째 코스는 애피타이저. 맛도 중요하지만 식욕을 돋워야 하는 첫 코스이니만큼 번거롭더라도 음식을 조금씩 한 접시에 담아 모둠으로 낸다. 큰 접시에 한꺼번에 담아 가운데 놓고 개인 접시를 줘도 무방하다. 청포묵이나 도토리묵, 새송이버섯 구이, 나물을 무초절임에 돌돌 만 무쌈 등을 권한다.
두 번째 코스는 속을 든든하게 해줄 수 있는 전이나 적, 갈비찜, 견과류 닭 꼬치 등 따뜻한 고기 요리. 반주로 과실주를 함께 올린다. 세 번째 코스는 영양밥과 토란탕, 잡채나 나물, 김치 등의 반찬들. 그리고 디저트로는 송편과 음료, 과일, 한과 등을 준비한다.
“음식을 담을 때도 오방색을 고려하죠. 나물의 색깔들, 묵 위에 올려지는 고명, 적이나 꼬치에 꽂는 재료들의 배합 등에 항상 색깔을 생각해요. 열심히 준비한 음식이 훨씬 폼 나게 보이고, 건강에도 좋으니까요. 번거롭다고요? 자꾸 하다보면 저처럼 습관이 된답니다.”
<박성주 사외기자> yamu72@lycos.co.kr
▼토야 테이블웨어 축제▼
오색찬란하다는 말이 있듯 옛 조상들은 ‘오색(五色)’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청, 적, 황, 백, 흑의 다섯 가지 색은 음식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로 응용된다.
파티플래너 한화정 씨는 “옛 선인들은 푸른색은 간, 붉은색은 심장, 노란색은 비장, 흰색은 폐, 검은색은 신장에 좋다고 여겨, 오색의 식재료를 골고루 사용해 왔다”며 “추석에 오색 송편을 만든다거나 오색을 맞추기 위해 색색의 고명을 얹는다거나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 명절에 오방색을 활용한 상차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지하철 3호선 학여울 역)에서는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주최하는 ‘제3회 토야 테이블웨어 페스티벌’이 10월 2일까지 열린다. ‘우리 색깔 이야기, 오방색’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오방색 컬러 푸드를 이용한 건강 요리와 테이블 세팅 등이 선보인다.
조선시대 오방색 상차림, 중국차 전문가가 선보이는 5가지 색깔의 중국차, 붉은 색깔의 요리에만 초점을 맞춘 레드 푸드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토, 일요일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추석요리 강좌가 열린다. 02-518-7592∼4(라퀴진 쿠킹이벤트), 031-645-0582(세계도자기엑스포)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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