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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물고기와 아이’ 진위 논란

발행일: 2005-03-31  /  기고자: 허문명
면종: SH 섹션면
작고 화가 이중섭의 유족이 최근 공개한 그림 8점 중 일부가 위작 시비에 휩싸였다.


한국미술품감정위원회(위원장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와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소장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공개된 그림 중 ‘물고기와 아이’(20×28cm)가 1977년 금성출판사에서 간행된 한국 현대미술대표작가 100인 선집(총 100권) 이중섭 편에 실린 그림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소장은 “저본이 인쇄돼 실린 당시 그림과 이번에 공개된 작품을 육안으로만 비교해도 아이의 엄지발가락이 평면적이고 입체적이지 못하며, 선 구도 채색에서 이중섭 특유의 생생한 맛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이 경매회사인 서울옥션 측에 판매를 의뢰한 5점 중 이 작품을 경매 전에 1억2000만 원에 구입한 개인소장자가 진품 여부를 의심해 서울옥션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시 서울옥션이 우리에게 감정을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유족이 공개한 8점 중 4점은 16일 서울옥션 경매에서 4200만∼3억1000만 원에 낙찰됐으며 2점은 서귀포미술관에 기증될 예정이다. 나머지 1점은 현재 보수 중이다.


엄 소장은 이중 경매에서 낙찰된 4점 중 3점도 위작으로 추정된다며 경매에 내놓지 말라고 만류했으나 서울옥션이 이를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옥션 관계자는 “위작 시비가 있어 일본으로 가 유족을 만났으며 작품소장 경위 등을 상세히 들어 진품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경매에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위원회와 연구소는 4월 12일 유족들과 함께 진품 여부에 대한 공개세미나를 열 것을 이날 제안했다. 한편 유족 측은 30일 “특정 단체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다고 하는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힐 것이며 유족이 직접 나서 해명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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