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학기 등록… “신입생처럼 가슴 설레요”
빈들교회 김규복씨「71년 연세대 정외과 입학. 75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 및 제적 80년 2월 복적. 그해 7월 광주사태 배후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다시 제적. 현재 대전 빈들교회 목사로 재직」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취해진 시국관련 제적생복적조치에 따라 13년만인 지난 29일자로 복적이 확정된 김규복 목사(41)의 약력 중 일부다.
『제가 입학했던 71년에는 교련강화반대데모로 학교가 연일 집회와 시위로 어수선했어요. 암울했던 시대상황에 동참하기위해 교내 학술서클인 한국문제연구회에 가입한 것이 파란많은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 운명의 고리가 됐죠』
학생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죄」로 수배 구속 집행유예 강제징집의 인생유전을 거듭한 그는 78년제대후 전북 완주의 한 고등공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던 중 복적소식을 들었다.
10·26이후 「서울의 반짝봄」 덕택으로 6년만에 4학년 1학기로 복적된 것이다. 그는 『이제 마음 놓고 공부해야 겠다』고 도서관과 집만을 오가다가 그해 5월 계엄령선포와 광주사태가 이어지면서 다시 학내시위에 가담,광주사태 배후조종 혐의로 수배되면서 학기를 마치지도 못하고 두번째 제적을 당했다.
같은 해 11월 구속된 그는 군법회의에 회부돼 4개월을 복역한 후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이듬해 1월 출소한 뒤 휴양차 대전에 내려갔다가 목사인 이모부의 영향을 받아 대전신학교에 입학,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84년 목사안수를 받은 그는 그해 9월 대전에서 결혼한 뒤 결혼축의금 등을 모아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빈들교회」를 세워 「민중과 함께하는」 목회활동에 열심이다.
올해 2학기에 등록하게 되는 김 목사는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부할 생각을 하니 신입생처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허문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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